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 이야기가 담고 있는 시간이 가장 오래된 - 신화는 어떤 것일까?
누구나 주저없이 단군신화를 꼽을 것이다.
이미 사람이 존재했고, 부족이 존재했으며, 군장이 존재한 시대.
그 시대 속에서 환웅은 땅으로 내려와 지배했고, 웅녀와 결혼해서 낳은 아들이 단군이다.
그 시간을 기점으로 한국이라는 개념이 탄생했고 시작되었다.
(사실 윗 줄과 같은 말은 상당히 좋아하지 않는다. 이분법과 유사해서.)
기점 이전의 시간은 어디에도 없다.
환인은 어느 순간의 환인인지 알 수 없으며, 그의 둘째 아들인 환웅도 어느때부터 존재했는지 알 수 없다.
이미 갖춰져 있는 시점에서 한국 최고(最古)의 신화가 Start 버튼을 눌렀다.
중국에는 창세신화가 존재한다.
반고의 몸을 갈라 하늘과 땅을 만들고, 흙에서 여와가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화.
물론 이 신화 외에도 다른 창세신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일본에도 창세신화가 존재한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신화.
사막을 지나 인도에 도착하면, 역시 창세신화가 기다리고 있다.
브라흐마의 생각이라는 창세신화.
조금더 서쪽으로 눈을 돌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는 티아마트와 킨구의 인간 창조 신화가 우리를 맞이한다.
그곳에서 지중해를 건너면, 너무나도 익숙한 그리스-로마의 창세신화가 기다리고 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몇가지를 찾아봤다.
한국의 창세신화에 대한 소수의 책들과 극히 드문 포스팅들이 눈에 보인다.
그 중 쉽게 찾을 수 있는 글은 아래 링크와 같다.
한국 창세신화의 이해 (2/3) http://crom295.com/38
한국 창세신화의 이해 (3/3) http://crom295.com/39
구전은 변질되기 쉽다.
또한 사라지기도 쉽다.
일연(一然)이 외면한, 또는 지나쳐버려 인정받기 어려운 한국 창세신화에 누가 관심을 던져줄까.
그리고 왜, 한국 창세신화는 없는 것일까.
의문을 떨쳐내기 어렵다.
이 문제를 지인과 이야기했을 때..
"해방 후에 한창 혼란한 틈에 만들었으면 쉽게 파고들지 않았을까?" 라는 말이 나왔다.
신화는 후대의 조작이 주류를 이룬다지만..
참, 저런 절호의 기회(?)를 놓쳤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아니. 어쩌면 다행일지도. 창세신화와 그 잘난 민족주의가 결합되면 무슨 파국을 불러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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